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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관리팀 박응수씨 근로자문학제 시부문 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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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4 13:54:42

 

입학관리팀 박응수 팀원(34)이 고용노동부, 근로복지공단, KBS가 공동으로 마련한 제34회 근로자문학제 시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이번 공모전은 시와 시조, 소설(단편소설, 단편동화, 콩트), 희곡 및 단편시나리오, 수필 등 4개 분야에서 작품을 공모했으며 전국에서 1,823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수상작의 작품명은 ‘시골 제빵사’이다.

이 작품은 빵 만드는 과정을 아기의 잉태에서부터 산모의 출산에 이르는 과정에 빗대 생명탄생의 숭고한 여정으로 표현했다.

박응수 팀원은 경성대 재학시절부터 문학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 그동안 습작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대학 졸업 후 지난 2008년부터 신라대 입학관리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는 입시업무로 눈코 뜰새없이 바쁜 중에도 문학에 대한 열정을 늦추지 않았다. 2011년 그동안 틈틈이 써둔 작품들을 간추려 ‘지금의 내가 되기 전’이란 제목의 시집을 냈다.

시상식은 오는 10월 12일(토) 서울메트로미술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박응수 팀원은 이번 금상으로 상금과 함께 캄보디아로 4박 6일간의 해외문화체험을 떠난다.

 

박응수 팀원은 금번 수상소감과 관련해 “빵 하나 만드는 일 조차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 일만큼이나 소중하고 보람있는 일이라는 느낌을 시 속에 담은 것이 후한 점수를 받아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된 것 같다”며 “앞으로 더욱 시작에 매진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 금상 수상작

 

시골 제빵사
 

내 집은 순수하다 그 어떤 데커레이션도 없다

그저 허름한 나무판대기 위 궁서체 명패가 내가 사는 곳이다

동틀 무렵 집 앞 가로등이 흐릿한 할매 돋보기를 깨끗이 닦고

이슬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일 때

그제야 아버지는 의사 마냥 순백의 가운을 걸치고

순산을 위해 자궁을 따뜻하게 데운다

자궁 옆 가지런히 쌓인 포대 속에서 내 줄기세포를 하나하나 끄집어낸다

각 세포마다 수분을 넣고 혈관으로 이음새를 만들면

아버지는 밀대로 가볍게 내 어깨를 두드린다

 

내 외모는 순전히 그의 의지에 따라 좌우된다

그래서 그는 신이라 불린다

가볍게 손바닥을 쥐어주면 하얀 뭉게구름이 생겨나고

손가락 마디마디에는 세상을 칠하는 분이 묻어난다

몇 번의 밀대 질과 빠른 손놀림 뒤 나는 자궁 안으로 착상된다

200도씨에서 20분간 인고의 시간을 거치면

그의 불룩한 아랫배 지방덩어리처럼 서서히 부풀어 오른다

출산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벨소리가 울리면

아버지는 분주해진다

하얀 생크림과 향긋한 초코, 딸기시럽이 내 몸을 감싸고

그렇게, 한 생명의 탄생을 창조한다

 

어느덧 가로등 불빛은 꺼지고

그의 가운은 한 폭의 아름다운 산수화를 담고 있다

창문을 타고 넘나드는 빛의 떨림에

아버지의 거친 손은 흐느끼며 나를 왈칵 안는다

딸랑딸랑 종소리 울리면

달콤한 하루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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